‘더 라이브’ 폐지하며 종방 미룬 KBS, 비정규직 실직 사태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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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 박민 사장 취임과 동시에 사라진 KBS 2TV 시사프로그램 ‘더 라이브’의 명목상 폐지일이 15일로다가왔다.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폐지로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제작진이 일터를 잃었다는 지적이 제기된 지 한 달, KBS 사측은 여전히 프로그램 폐지 경위와 비정규직 실직 사태에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ai 투자 : 앞서 KBS는 박민 사장 취임 첫날이었던 지난달 13일 주간 편성에서 ‘더 라이브’를 삭제하고 해당 시간대에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재방송 등을 편성했다. 사흘이 지난 16일엔 향후 4주간 ‘더 라이브’ 시간대에 다른 프로그램을 대체 편성하고 12월15일자로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윗선의 결정이 제작진에게 통보됐다.

전례 없는 ‘4주 대체 편성 후 결방’은 프리랜서 계약 해지에 관한표준계약 위반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프리랜서 근로자에 대한 고용안정성을 위해 최소한 ‘마지막 방송 시점으로부터 4주 이상 기간’을 두고 계약 해지를 논의하도록 한 조항이 ‘꼼수 폐지’ 근거로 악용된 셈이다. ‘더 라이브’ 제작진 30여명 가운데 방송작가, PD, FD, 2D감독등20여명이 비정규직이다.

사측이 미방분 수당 지급을 약속해놓고 말을 바꿨다는 지적도 있다. 사측은 처음 프로그램 폐지 결정을 알린 16일 프리랜서 제작진에게 ‘4주치 수당 지급’을 약속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23일, 폐지일(12월15일) 전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이들에겐 ‘3주치 수당’만 주겠다고 통보했다. 수년간 KBS에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며 일해온 이들이 계약서 작성 시점에 따라 수당 일부를 못 받게 되는 것이다.

사측의 결정으로 방송 당일 결방된 13일 주간수당을 전액이 아닌 60%만 지급하겠다는 사측 입장도 논란이다. 사측은‘방송제작비 지급 규정에 따라 결방 시 수당을 60%만 지급한 선례가 있다’면서도 제작진에게 구체적인 근거를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대형 스포츠 행사나 재난, 재해 등 긴급한 변수 없이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결방시키고 이에 따른 수당 지급도 임의로 정하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리랜서 제작진은 ‘더 라이브’가 사라진 한 달 전부터 사실상 실직 상태에 놓였다.KBS 내부 또는 외부에서 알음알음 일감을 얻은 이들도 있지만, 당장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수입이 없는 이들도 있다.

‘더 라이브’를 제작해온 한 프리랜서 PD는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면 프로그램이 생기고 없어지는 건 비일비재한데 이번 건은 프로그램이나 MC들을 마음 먹고 없앤 것이 너무 폭력적이었다”며 “이렇게까지 급하게 진행될 줄은 몰랐으니까 다들 마음의 상처 같은 것들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도 있고. 어제 ‘쫑파티’를 했는데 4주, 약 한 달 정도를 멍한 상태로 지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의 경우 지난달 27일 KBS 사측에 △‘더 라이브’ 프로그램 폐지 경위 해명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약속 △‘더 라이브’ 작가에 대한 신규 프로그램 계약 및 타 프로그램 배치 등에 대한 요구서를 보냈다. 그러나 보름이 지나도록 정식 답변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방송작가협회는 요구서를 통해 “내부 논의나 소통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결방과 폐지를 통보하는 것은 작가를 비롯한 프로그램의 제작진에 대한 폭력적인 처사이다. 공영방송이 방송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방송 제작과정에서의 민주적인 절차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방송작가의 생계를 위협하는 기습적인 프로그램 결방, 폐지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강력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정재홍 한국방송작가협회 부이사장은 12일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에서도 일자리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계속 강조했던 것이 ‘표준계약서 쓰기’이다. 표준계약서를 쓴다는 건 고용이 일정 정도 안정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함부로 자를 수 없고 계약에 의해 고용이 유지되어야 한다’며 쓰라고 했는데,(KBS는)계약 위반 정도가 아니라일터 자체를 없애버리고 있다”며 “이는 스태프들의 생존권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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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이사장은 이어 “시사교양 쪽이 풍파를 많이 탄다.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비판적 프로그램을 결방시키거나 폐지시키거나 그 안의 작가들을 교체시킴으로써 프로그램을 순치시키는 일이 계속되어왔다. 언론 자유에 대한 탄압이고, 방송 공정성이나 자율성에도 배치된다”며 “KBS 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미 TBS가 그렇고, YTN, MBC 등으로 계속 닥칠 문제이다. KBS에서 빨랐을 뿐이기에 심각하고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더 라이브’ 등 일부 시사프로그램 폐지 절차가 방송법, KBS편성규약 등을 위배했다며 지난달 21일 박민 사장과 담당 본부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한편 KBS는 12일 ‘더 라이브’ 폐지 관련 한국방송작가협회 요구서에 대한 입장, 프리랜서(비정규직) 제작진 실직에 대한 대응 방안, 프로그램 폐지 절차가 위법적이라는 지적 등에 대한 질의에 “노조 고발로 소송이 진행 중인 건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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